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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by 뽀야뽀야 2020.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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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열정적 사랑을 받는 감.

단감도 좋고 홍시도 좋고.

홍시로 만들어 먹는 감도 좋다.

이번에 동생 친구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귀한 감 선물.

무사히 잘 받았어요!!

감이 오기 전부터 엄마는 감 언제 오냐며

시간을 체크하고......

두근두근 언박싱을 하더니 와아 하며 기뻐하시는 모습이 

참 어린아이 같다고 느꼈다.

감은 달고 떫다.

감 먹고 물 마시면 입안이 온통 꺼끌꺼끌 하여 

뽀야는 과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우리집 사람들은 전부다 과일을 많이 좋아한다.

확실히 뽀야 유전자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이 집의 일원이 맞는지...?!(으아니)

 

특히 아빠의 과일사랑은 잊을 수가 없다.

매일 아침에 사과.

점심과 저녁 식후에 과일 한 무더기.

한 개도 아니고 꼭 2~3개씩 깎아서 드시는 모습에

기겁을 했었는데.

그게 다 어디로 가는걸까? 하며.

아, 그래서 아빠 응가가 많은가? 납득하기도 하고

그렇게 과일을 좋아하셨는데

면회 할 때 

뭔가 하실 말씀이 있으셨던 건지 아니면 아이로 돌아간 건지.

입을 계속 쩝쩝대셨다는 얘기를 엄마로부터 전해듣고 심란해졌다.

얼마나 먹고 싶으셨으면......

말간 죽 같은 유동식 가지고는

아빠의 헛헛한 마음을 채울 수 없었을 것이다.

단편적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아빠의 모든 것들에 의미 부여가 돼서 

한 편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곤 한다.

그런 과정이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계속 아빠를 추억하며 기억하고 싶다.

감...... 너무 좋아하셔서 변비까지 걸리게 한 그 감.

아빠 보시고 계실는지.

 

우리 가족은 아직도 감을 보면 당신을 떠올려요.

아빠 감 한 쪽 깎을 줄도 모르는 뽀야랑 같이 살아주셔서

감사해요.

매일 과일 깎아 주시던 귀한 손 거절해서 죄송해요.

그게 복인지도 모르고 살아서 미안해요.

아빠......

아빠는 부르면 부를 수록 눈물이 나는 이름이다.

아빠의 유품을 모셔둔 상자에 뽀야가 

사랑하는 누구 하고 이름을 프린트해서 넣어놨는데

엄마는 그 상자가 놓인 안방을 들어가기도 가슴아파해서

보스웰리아 박스로 가려놓았다.

그 모습을 어쩌다가 엄마한테 물었을 때

엄마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지워야하는 이름인걸까.

아빠와 우리 사이에 절대 넘을 수 없는 경계가

이렇게나 큰 걸까.

다들 빨리 잊으라 하는데

뽀야는 그럴수가 없는데.

계속 기억하고 싶은데.

잘못 된 걸까?

 

떠나시고 나서 이렇게 고민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지만

아빠도 늘 그렇게 말씀하셨었지만. 살아있을 때 잘 하라고.

이미 되돌이킬수 없는 지금에 이르러.

뽀야는 조용히 아빠를 계속 기억하기로 했다.

다들 조금씩 잊어가도 내가 기억할테니까

서운해 말아요 아빠.

잊는다고 말은 그렇게 해도  

사실 우리는 아빠를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있고 

절대 잊을 리가 없고 가끔 눈물이 넘쳐 흘러서 

천으로 스윽 덮어놓고 그런 것일 뿐이예요.

 

뽀야 방에는 해 지난걸 포함해서 김남길 달력이 3개나 있고

그 중 하나에는 홈이 있어서 가족 사진을 코팅해서 꽂아 두었다.

그 자리가 매번 아빠한테 기도하는 곳.

아빠가 해맑게 웃고있는 흑백사진을 향해

매일 기도한다.

마음이 전해지는 마법을 꿈꾸며.

오늘도. 

아마 내일도 계속.

 

이렇게 소중한 감을 보내주신 동생 친구 부모님께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소중히 먹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번에는 과일 잘 안 먹는 뽀야도 포크들고

대기하고 있어야지.

그나저나 과일 깎는 연습이 지지부진하네.

잘 늘지 않아서 고뇌하는 뽀야.

세상에 배울 것이 너무 많아!!!!!!!!!

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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