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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

서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와 딸

by 뽀야뽀야 2020.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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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사게 된 연유는 

엄마와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책을 뙇 펼쳤더니 많이 틀어져있는 모녀 관계가 주르륵.

이렇게 심각한 상황까지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계속 보게 되었다.

 

전체 235p인데 주말에 한 번에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쉬운 말로 여백도 많이 설정되어 있어 

정말 읽기가 편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중심개념이 책 말미에 나오는데

바로 공의존 이라는 것이다.

공의존이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상대에게 자기를 희생하며 

모든 것을 쏟아붓는 뒤틀린 상황이 지속되는 관계

를 말한다고 한다.

 

공의존의 정도에 따라 관계가 문제가 되는지 아닌지 여부가 갈린다.

생각해보면 과거의 엄마와 뽀야의 관계는 공의존이 좀 심했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엄마의 희생을 강요했던 그런 부분이 말이다.

 

관계라는 것이 혼자 있으면 전혀 나타날 필요가 없는 말인데

우리는 완전 홀로일 수 없으므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데.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또 관건이 된다.

수용적으로 받아들이는지, 아니면 거부하고 반항하는지.

참 인상깊었던 말이 있다.

딸은 엄마를 떠날 준비를 하지만 

그것은 엄마에게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것과 같다.

는 그런 말.

요즘 뽀야도 분리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엄마와의 적절한 관계 설정이다.

매일 TV앞에 나란히 앉아 보기도 STOP.

방으로 들어가서 나의 할 일을 하기.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거실에 나와서 또 

엄마와 짧은 수다.

저녘이 되면 방으로 들어가기.

식후 배부름을 다스린다고 엄마 옆에서 

의미없이 TV 보지 않기.

요즘은 그래도 라이너블이 있어서 방에서도 오래 앉아있을 수 있어서 좋다.

왠지 모르게 책상의자에 오래 앉으면 피곤한데

라이너블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되도록 단독으로 행동하려 애쓰는데

아직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것이 

식사 문제이다.

밥 먹는 것 만큼은 꼭 다같이 먹어야 한다.

먹고 싶은 메뉴가 다를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뽀야는 나가서 1인분 코스를 즐기고 싶지만

그게 엄마는 허용이 안되나 보다.

이래가지고 자취는 할 수 있으려나.

아예 엄마의 그늘에서 못 벗어날 것 같은 불안이 싹튼다.

하면 된다는게 있긴 하지만.

하지만 엄마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만든 전적이 있는 

뽀야는 조금의 반성을 곁들인 자책을 하곤 했었다.

그런 비틀린 관계를 객관적으로 그것도

다양한 사례를 세밀하게 나뉘어진 책을 통해 접하게 되니

대리만족이 되었달까.

그리고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상담사 분이 남성 분이셨다.

와, 굉장히 부드러운 말씨에 아무리 읽어봐도 분명

여자 같은데 남자셨어!!!

나의 더러운 편견!! 

아, 이렇게나 오해가 위험한 겁니다요.

상담사를 여자만 할 거라는 치우친 생각.

반성합니다~(콜록콜록)

 

뭔가 엄마와의 관계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가볍게 읽어봐도 좋을 것 같은 책이었다.

처음에 책 주문 했을 때 그 가치에 비해 얇고 작아서 

조금 실망했었는데

그만큼 가독성이 좋아서 후루룩 읽기 편해서 좋아졌다.

 

그러고 보니 하도 책 읽으니까 포인트가 제법 쌓여서 

또 한 권 주문 넣어놨는데

바로 그 유명한 '어떻게 죽을 것인가'이다.

이제 남은 책은 2권.

나의 남은 저녁 시간은 무제한.

오후 10시를 기다리는 시간이 행복해 진 것은 

독서 습관 때문이다.

이 1시간의 가치는 어마어마 하다.

조그만 책상 머리 앞에서 세상을 경험한다.

 

저녁 독서는 충분한 빛과 올바른 자세가 있다면 

눈에 지장을 주는 일도 적고 숙면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뽀야의 시간 계획표에 맞춰 본다면 9시부터 책을 읽는 것이 좋은데

요즘 현대인들은 워낙 삶이 바쁘고 하다보니

시간대를 정확하게 지정한다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겠다.

여유가 있는저녁~밤 시간대에 책 한권 손에 들려 보는 게

나쁜 선택은 아니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다.

 

그나저나 주말에는 꼭 영화를 보기로 했는데

잘 안 지켜진다.

가만히 앉아서 모니터 쳐다보는 것이 

하루 일과였던 적도 있는데 

한동안 모니터와 멀어졌더니 

이제는 컴퓨터 앞에서 씨름하는 것도 어렵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그래서 첫 발을 내딛기가 어려운 것 같다.

 

자전거 바퀴도 쉬었다가 돌리면 

처음 돌리는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그 때의 고통.

좋은 성장통이 된다.

 

쉬었다가 달리는 모든 사람들이여

당신의 고통은 가치가 있고 

당신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 조금만 더 힘내요.

물론 그 옆에 엄마가 밝게 웃어주며 계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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