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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do53

22.공포의 070전화 피하지 말자. 어떤 상황에서도 현명하게 판단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물론 내 스스로가 생각해 낸 게 아니라 동생으로부터 배운 삶의 지혜다. 우리는 사소한 것들을 회피하며 살아가곤 한다. 맞닥뜨리는 것의 중요함. 지금은 마주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마주치게 되고 무방비 상태인 나는 쉽게 무너져버리고 말 것이다. 한 번 피한 눈덩이는 점점 더 기세좋게 내 뒤를 질주하고 결국 나를 깔아 뭉갠다는 것을, 그 때는 몰랐다고 얘기하고 있을건가! 070 전화가 내게는 그렇다. 누구한테 걸려왔을까? 무슨 일일까? 어 혹시 피싱......? 걱정 하기 전에 그냥 받고 광고면 끊으면 되지 않을까. 그 날은 씻기 싫어하는 내가 모처럼 샤워를 하느라 부재중이었다. 꼭, 전화는 딴 일하고 있을 때 바쁘게 울려댄다. 내 .. 2020. 4. 24.
21.작은 것 부터 아껴야 실천 종종 물건들이 쉽게 사라진다. 머리끈의 실종도 한 두번이지 이건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좀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물건을 허투루 쓰는 것에 경기를 일으킨다. 사건의 발단은 머릿 고무줄. 한 두개씩 건네 주면 다음날이면 사라져 있는 것이다. "뽀야야 머릿고무줄 하나 더 줄래?" 안 돼!! 안된다고! 하루에 하나도 많단 말이야~ 아니, 움켜쥐는 머리카락의 양을 줄여서 조금씩만 묶으면 절대 끊어질 일도 없고 일주일은 쓸 수 있는데, 어째서...... 나는 좀 자린고비이다. 나 같은 사람이 많으면 물자유통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쓰면 버려야 또 새로 만들지. 그게 잘 안 된다. 큰 절약을 한다고 박수 치기 보다는 작은 거 하나부터 아끼는 습관을 갖는 게 먼저 아닐까? 엄마는 오늘도 블링블링 새 머릿고무줄을.. 2020. 4. 22.
20.엄마의 도전 어느날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는 엄마. "운전면허 그거 많이 어려울까?" 어렵지 않아요, 공부 하면. 그리하여 인터넷으로 관련 도서를 주문하고 받아보았다. 노란색 표지의 에듀0. 정말 공무원 시험 합격을 위해 애쓰는 그런 회사라고 생각 했는데 운전면허 까지 세력을 뻗었구나. 대단하다. 책은 여기서 100%나온다. 라고 홍보하고 있다. 저 책만 달달 외우면 필기는 문제 없다. 그런 느낌. 문제와 답이 같이 나와있어서 통째로 외워버리기에 편해 보인다. 어차피 운전 면허 필기는 문제은행식 아닌가? 달달 외우고, 운좋게도 같은 문제 나오기도 하고 그런 요행을 바라기도 하지.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은 내가 오래전부터 바라온 그림이다. 엄마가 활자를 접하는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책 읽는 엄마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2020. 4. 21.
19.규칙은 괜히 있는게 아니다 밥 짓는 냄새가 모락모락 기분좋은 아침. 밥솥은 오늘도 칙칙폭폭 갓 지은 밥을 향해 나아가는데. 분명한 알림 음성. 하지만 우리 집 부엌데기 여사님은 거칠 것이 없다. 밥이 완성되기 2분 전인데 뚜껑을 열어 젖히는 과감함! 너의 경고 따위는 무시한다 이거야. 예전엔 밥솥이 폭발했다는 그런 사건 정말 자주 나왔는데 정말이지 나는 너무 무섭다. 나 같은 경우는 밥이 완성되었다는 신나는 알람이 나와도 한 참 있다가 보온을 확인하고 뚜껑을 조심스레 여는 편이다. 아무리 성질이 급해도 지킬 건 지켜야지. 그러다가 손이라도 아야 하면 어쩌려고...... 괜한 걱정이려나? 요즘 밥솥은 정말 온갖 경우의 수를 예측하여 주부의 안전을 지켜주나? 아아, 오늘도 개비스콘이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는 거 같은데. 우선 안전한 .. 2020. 4. 20.
18.짬뽕이 좋아 중화요리의 그 짬뽕이 아니다. 엄마는 뭐든지 섞어버리는 걸 선호한다. 특히 남은 음식 땡처리 할 때. 사건의 발달은 오리주물럭과 총각무조림의 아슬아슬한 남은 양과 엄마의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나.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랑. "엄마, 왜 오리주물럭에 무 조각이 있는거지?" 아니 나는 나의 의견을 말한 것뿐인데. "해주면 해주는 대로 먹어" 나도 요리 잘할 수 있는데 엄마가 시간 남는다면서 자진해서 하잖아. "밥 해주는 게 어디냐, 고마운 줄 알아야지." 하나같이 맞는 말이라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 왜, 다 섞어버리는 걸까. 하나하나 고유의 맛을 느끼고 싶단 말이지. 아무래도 고차원의 맛을 추구하다 보니 뭔가 부족함을 느끼고 더하고 더하다 보니 이렇게 되는 것 같다. 근데, 덜어내는 게 미학 아닌.. 2020. 4. 19.
17.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생각보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딱 떠오르는 게 아니다. 나는 되게 유한 사람이야, 가리는 게 없어, 싶다가도 막상 적어보면 좋아하는 게 되게 없고. 싫어하는 게 되게 많고. 이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와 나도 한 번 적어보기로 했다. 그러면 일상에 뿌려져있는 지뢰를 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뽀야가 좋아하는 것 글쓰기/음악듣기/외식/낮잠자기/안 씻기/산책/절약 엄마가 좋아하는 것 TV보기/핸드폰 게임하기/ 외식/정리하기/씻기/머리 치장하기/큰 차 타기 뽀야가 싫어하는 것 씻기/소음/청소하기/꾸미는 것/한 얘기 또 하는 것/규칙 어기는 것 엄마가 싫어하는 것 요리하기/지저분함/약속시간 안 지키는 것/거짓말/글씨 쓰기/ 책 보기 그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뭐가 있을까?.. 2020. 4. 18.
16.세상의 아버지들은 다 그런 걸까 나의 아버지. 우리 아버지. 환갑이라고 집에서 조촐하게 식사자리 가진 게 엊그제 같은데. 나는 요즘 아빠가 많이 그립다. 아빠는 정말 힘들게 살아오셨다. 옛날 옛날, 아빠 물지게 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던 얘기. 아직도 기억한다. 가진 건 운전 하는 기술밖에 없는 아빠였다. 요렇게 저렇게 해서 버스를 운전하셨다. 꽤나 오래, 그리고 이윽고, 아빠 인생에서 꿈만 같았던 제2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행복인 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불행의 시작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일만 하셨다. 내 시간표에는 빠짐없던 쉬는 날이 아빠 한테는 단 하루 뿐이었다. 그렇게 사셨다. 그리고 그렇게 살고 계신 중이다. 아빠가 나를 보는 눈에는 안타까움이 짙다. 아직도 마냥 어린애 같이만 보이나 보다. 너무 익숙해서 몰랐던 아빠의 사랑... 2020. 4. 17.
15.전자렌지 링의 탈출기 뭐든 대충하는 습관. 검토 같은 건 내겐 사치이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데 자신있지. 어? 내 얘긴 아닌데, 그럼 누구 얘기지? 그렇다. 바로 우리 엄마 얘기다. 사건의 발단은 전자렌지에 눌어 붙은 꼬질꼬질한 때들. 음식물이 튀기기도 하고 국이 넘치기도 하기 때문에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새 전자렌지는 엉망진창이 돼버리곤 한다. 오랜만에 환골탈태시켜 주려고 세척을 했었드랬지. 그 과정에서 링이 빠진 것을 모르고 한 3일 정도 사용했나 보다. 나도 참 정신이 없지. 뭔가 덜그럭 거리는 소리가 나면 의심을 해야 하는데. 그저 전자파가 세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으니. 어이쿠. 어느날 밥 데우다가 전자렌지를 열었는데 링이 신나게 탈출해 있는 것이 아닌가. 심지어 그걸 모르고도 전자렌지는 열일 하고 있었.. 2020. 4. 17.
14.마사지볼 컴퓨터로 오랜시간 인강을 듣다보면 나도 모르게 자세가 허물어진다. 그럴 때마다 동생이 따끔한 일침을 날려댄다. "누나 턱 나왔다." "누나 또 어깨 올라갔다." 우리는 왜 긴장을 하고 살아가는 것일까? 간단히 진단해 본 나의 자세의 문제점 1.턱이 나온다.(거북목) 2.어깨를 움츠리고 있는다.(과도한 긴장) 3.허리를 앞으로 내민다.(허리에 부담가는 자세) 나만 그런건 아닐텐데? 지금 모니터 보시면서 턱 집어 넣고 어깨 내리고 허리, 의자 뒤에 바짝 붙이시길. 경직된 자세를 바로 잡아 보는 게 오늘의 글을 쓰는 이유이다. 긴장을 이완하는 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내가 해본 가장 간편한 방법이 마사지볼이었다. 쑤시는 어깨에 대고 둥글게 둥글게 마사지 해주면 되니까. 물론 고질병 같은 경우는 마사지볼 가.. 2020. 4. 15.
13.태클을 걸지마 내 인생에 태클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A라고 말하면 B를 주장하고, A는 잘못 되었다며 열을 올리곤 하지. 왜 그렇게 내가 믿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은지. 오늘 아침 맛나는 카레 먹고 이 닦으려고 화장실에 갔는데. 아니 이런. 내 칫솔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분명 칫솔 걸이에 아름답게 걸어 놨는데?! "엄마! 내 칫솔 못봤어?" 돌아오는 대답은 "새 걸로 닦아봐 그게 더 잘 닦여서 바꿔놨어." 아니 그러면 말씀을 미리 해주셨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내 살림살이를 이렇게 난데없이...... 사실 나는 물건에 집착이 심한 편이다. 그래서 쓰는 물건들이 다 오래됐고 정이 많이 쌓여있다. 물건을 잘 못 버리는 것도 내 단점이지. 하지만 아껴 쓴다는 것은 또 장점이지. 여하튼, 칫솔의 행방은 알았고... 2020. 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