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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

이화수 육개장2

by 뽀야뽀야 2021.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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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춥고 쌀쌀하여 육개장이 생각났다.

뜨끈하고 깊은 국물에 밥을 슥슥 말아 먹으면.

있던 감기기운도 뚝 떨어진다는 전설의 육개장.

 

우리는 특별히 차돌박이 육개장으로 주문해보았다.

한 그릇에 10000원이라 3그릇 총 30000원이다.

같이 오는 반찬이 너무 맛있다.

석박지랑 새큼달큼한 열무 절임인데 육개장과 잘 어울린다.

큼직한 차돌 고기를 자주 만날 수 있는 고기, 파 육개장이다.

당면은 따로 포장되어 와서 먹기 직전에 넣어주면 된다.

아마도 사골 육수가 베이스인지, 한 술 뜨면 깊은 맛이 난다.

직접 먹으러 가면 더 푸짐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시대로, 이동이 버겁다.

 

오늘은 사실 공무원 국가직 시험 날이다.

아마 수험생들이 두근세근 하면서 오늘의 기적을 바라고 있을 텐데.

뽀야는 아직 배움을 회상할 시간도 부족하고, 전적으로 해오던 공시공부를 

접었다가 다시 편 상태였기때문에.

4월 국가직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6월 지방직을 목표로 공부하는 중이다.

시험날이 되면 마음이 이중적으로 작용한다.

첫째로는 그냥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

둘째로는 조금만 내게 시간을 더 주시지(T.T)하는 마음.

그래서 시험날 긴장되고 걱정되고 다 하는 것이다.

시험앞에 초연하기란 쉽지 않다.

모든 준비가 착착 잘 되어 있다고 해도 떨리는 것이 당연하다.

실수는 어디서나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시험 직후에 많이 볼 수 있다.

[집에서 풀어봤는데 이번 시험 물시험이네요~]

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시험장에서의 긴장과 떨림을 제외한 시험 리뷰는 제대로 된 게 아니라고 

뽀야는 생각하고 있다.

집에서 편안히 풀면 누가 100점이 안 나오겠는가?!

이게 내 마지막 시험일 수도 있다는 간절함과

틀리면 커트라인에서 내 점수가 멀어져 가...

같은 불안을 안고 치는 시험이라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1차 합격이라는 말이 참 낯설다.

그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어서 그런 걸까?

이상하게 점수는 나쁘지 않았는데 커트라인과는 거리가 멀었지.

그냥저냥인 그런 점수.

그런 숫자로 나를 말해야 한다니 냉혹한 현실이구나.

하지만 이 숫자는 적어도 공정한 숫자이다.

온전한 내 노력으로 일궈낸 숫자니까.

그렇게 생각해 보면 또 수긍이 가고 그렇다.

 

공무원 연금을 부으려면 하루 빨리 합격해서 시작해야 해.

하는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는 뽀야는.

열심히 공시 공부하던 과거를 떠올려 본다.

매일 죽기살기로 인강을 듣고 필기를 하고 테스트를 보고.

낱낱이 흩어지는 프린트들을 모아 철 해놓고.

매일 아침 영어단어 암기 웅얼웅얼.

뭘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닐 그런 일들이었다.

 

심지어 그렇게 열심히 준비한 시험날이 아빠 장례날이었으니 말 다했지 뭐.

아마도, 아빠는 내가 공무원 되는 걸 바라지 않으시나 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거짓말처럼 중등 임용 티오를 발견했다.

그렇게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서 임용에 매진 해야지 했었는데.

그간 공부해 온 공시 지식이 너무 아까운 거라.

그래서 지금 현재는 6월 지방직과 11월 임용을 둘다 준비하고는 있는데.

아직 임용 티오가 발표되지 않았다.

나의 지난 날의 경험으로 보자면 대략 6월에 가티오가 나온다.

그런데 얼마 전 카페에서 본 글에는 8월에 나온다고 적혀있는 것이 아닌가?!

뭐가 진실인지 잘 모른 채로.

그렇게 그냥 공부나 하고 있으면 되겠지.

미리 준비해 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유비무환!

그런 느낌이다.

 

내가 왜 육개장~ 육개장~ 노래를 불러댔는지.

엄마는 요즘 이해가 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진하고 깊은 맛에 먹으면 피로와 몸살기운이 싹 풀리는 경험.

나는 진작부터 육개장이 피로회복에 좋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엄마만 몰랐던 거지!!(삐죽)

매콤한 걸 먹으면 그건 고통일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 쾌감이 든다.

매운 거 잘 먹는 체질이 아닌데도 육개장은 가끔씩 땡긴다.

원래 파를 좋아하기도 해서 더 그런가 보다.

 

왠지 시험날이라 그런지 더 쌀쌀하게 느껴지는 오늘의 날씨.

부디 우리 수험생 분들 다들 잘 하고 씩씩하게 오셔서 시험지 흩날리며.

내 점수 자랑하고 떳떳하게 주변에 시험 결과를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 떨림과 노력, 인내와 결실의 달콤함.

전부 잘 알고 있으니까 더 그렇다.

 

그나저나 유튜브 편집을 시작해야 하는데.

어제는 늦은 저녁에 갑자기 어깨랑 목이 급 결려서 포기하고.

이제 블로깅 마치고 편집을 시작할 건데.

왜 이렇게 귀찮고 미루고 싶은지 모르겠다.

대본 준비하고 찍는 거까지는 일사천리인데.

편집, 이 녀석이 참 골칫덩이다.

진짜 하기 싫엉....(쭈굴)

 

그래도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

생각해보면 뽀야는 그나마 최대한, 하기 싫은 것들 줄여가며 

살아가고 있기는 하네.

스트레스가 없을 것 같은 삶이지만.

나름의 스트레스는 또 존재한다.

이해가 안 가겠지만.....(끙)

 

근데 새로 산 궁극의 일본어 임용 서적.

어째서 뒤로 갈수록 원어 출몰이요...?!

왜요...?! 나한테 왜 이러세요...?!

띄어쓰기가 없어서 눈알이 빠지게 피곤해지는 일본어 텍스트를 보고 있자니.

내가 독서대인지, 독서대가 나인지...

물아일체! 아, 아니..... 점입가경인가?

아니다, 호접지몽이구나.

아휴, 원래 원서만 봤을 때는 원망도 없고 불만도 없었는데.

한글에 익숙해지다가 일어를 딱 마주하니까 토 나와....(엉엉)

그래도 정리가 너무 잘 되어있고 엄선한 좋은 주제로 구성된 알찬 책이라

완전 만족하며 공부하고 있다.

 

되도록이면 누가 봐도 멋진 독학 인생을 이끌어 나가고 싶다.

독학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성과가 없다.

공부라는 게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거라서.

내 삶이 하나의 영상이라고 한다면,

그렇다고 치기에는 로딩이 너무 긴 영상이 아닐까.

빨리 아름답고 선명하게 재생되기를 꿈꾸면서.

일단 지친 몸은 여기 두고 육개장으로 보충해가면서

열심히 공부해 보자.

그래, 우리는 할 수 있다.

길이 그 곳에 있고 우리는 그 길 위에 서있는 거야.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걸을 수 있어.

이 길의 끝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하지 않니?!

나도 열심히 곁에서 같이 걸어 볼 테니.

우리 포기하지 말자.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다, 명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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