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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사랑해8

유명환 보쌈4 부담없는 고기 사실 속에 제일 부담 가지 않는 게 삶은 고기 아닐까 한다. 비록 지방 함량이 높은 돼지 고기지만. 그 보드라움에 매번 놀라곤 한다. 야들야들 북드러운 고기의 고소한 맛. 어차피 저녁에는 제사음식 먹어야 하니까. 점심만은 뭔가 거창한 게 먹고 싶다!는 뽀야의 주장에 주문을 하게 되었다. 맨날 똑같은 옵션으로 주문하는데 매번 다시 말해야하는 번거로움 이거 어떻게 안 되려나? 게다가 세트메뉴를 시키면 더 절약되니까. 이번에는 보쌈 중짜리에다가 주먹밥서비스. 그리고 세트 막국수까지 해서 각각 34000원, 6000원. 그리하여 총 40000원이 나왔다. 싼 가격은 아니지만 푸짐하게 고기 먹는 거니까 아깝지가 않음. 오늘도 날이 무더울 예정인가 보다.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있는데도 후끈후끈하네. 오.. 2021. 6. 13.
20210613 편지 13 아빠 소천 1주기를 맞이하며 아빠, 어느덧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서. 1주기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아빠아빠, 시간이 우리를 남겨두고 먼 발치로 가버려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매일 믿을 수가 없어요. 제수용품을 사러 다닐 때도. 그냥 별 생각 없이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아빠 영정 사진을 마주하고 보니. 알 수 없는 감정이 가슴속에서 끓어 오르더라고요. 아마 그리움이 아니었을지. 이제는 이 곳에 존재할 수 없는 당신이기에. 당신의 그림자를 뒤쫓아 살아 온 삶이기에. 한번도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 당신께 따스하게 다가갈 수가 없었어서. 통한의 괴로움을 안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우리 이렇게 잘 지내고 있다고. 아빠 찾아 오시는데 어렵지는 않으셨을지. 저희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우린 아직 아.. 2021. 6. 13.
46.아빠는 영원히 부재중 카톡을 잘 하지 않는 뽀야. 우연히 잘못 눌려서 친구들의 상태메시지를 주욱 보게 되는데. 거기에서 새롭게 눈에 뜨인 것은 아빠의 상태메시지. 그리고 프로필 사진. 전부 가족사진이었다. 뽀야는 보자마자 눈물이 뚝뚝 떨어져서 혼났다. 이미 아빠의 부재를 알고 있음에도 그걸 눈으로 확인해버리니까 눈물이 나더라. 있다가 없으면 정말 가슴 아프다는 거. 그리고 우리 하나하나는 모두 고귀한 존재라는 것.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사실 중에 하나이다. 카톡에 있는 가족사진을 찍게 된 것도 정말 우연이었다. 찌는 듯한 여름날에 전주에 놀러가서 길가에 얼음이 늘어서 있고 하는 더운 와중에 그냥 발길 따라 들르게 된 사진관. 뽀야는 그저 색다른 한복을 입은 자신의 흔적을 남겨두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가족사진까지 찍게 된 것이다.. 2020. 11. 27.
아빠가 사준 수면양말 잊히지 않는 것에 대하여. 까슬까슬한 아빠의 손등. 원형탈모가 진행중인 흰머리. 언젠가 뚜껑이 날아갈지도 모르는 위태한 머리숱. 부리부리한 눈. 나를 바라보는 따스한 눈빛. 조금 처져서 애틋한 눈매. 높으면서 잘 자리잡은 코. 뽀야 앞에서 헤실헤실하는 입. 살짝 앞으로 튀어나온 구강구조. 넓은 어깨. 몸에 비해 가는 팔다리. 불룩하니 튀어나온 심슨 배. 발등에 들어앉은 엄청 긴 털. 수도없이 많다. 보이지 않는 그 마음까지. 어제 문득 기모양말을 신고 있는데도 발이 시려서 수면양말이 어디있나 하고 뒤지다 보니 발견한 아빠표 수면양말. 이거 두 켤레를 사들고 와서 아빠와 딸은 데칼코마니처럼 신고 다녔었다. 몽글몽글 양털 수면 양말. 분명 어딘가에서 안쓰러워 보이는 할머니 한테서 샀겠지. 아빠는 그런 분들을.. 2020. 11. 24.
45.짱짱 허용맨 아빠는 짱짱 허용맨이다. 뽀야 공부에 관한 사항은 전부 뽀야에게 위임한다. 뽀야가 공부하다가 쉰다고 해도 뽀야 몸 상할까봐 묵묵히 지켜봐 주시곤 한다. 생각해보면 이거 안 돼 저거 안 돼 이런 얘기는 어릴 때 이후로는 들어본 적이 없다. 아빠도 젊은 시절에는 성격이 좀 괴팍해서 불같이 화도 잘 내고 엄한 데 화풀이하고 그러곤 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 누그러지고 또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좋은 글 좋은 말 많이 배우면서 뒤늦게 인생의 정수를 알아가신 것 같다. 또 항상 차에서는 라디오를 들으시면서 모르는 세상일이 없을 정도로 그렇게 해박했던 아빠였다. 그렇게 안 되는 일 없이 질주하며 살았던 뽀야 인생에 [안 돼]가 늘어난 건 의외로 자상했던 엄마가. 방청소 해라. 책상에 먼지 좀 쓸고 해라.. 2020. 11. 11.
36.촛불 하나 아빠의 생명의 촛불. 흔들림에도 놓을 수 없이. 손가락에 촛농이 뚝뚝 떨어진데도 놓을 수가 없었다. 아빠 눈물이 방울져 눈가에 번질 때 새하얀 촛농자국은 두 손을 뒤덮었고 그 순간 우리 모두는 찢어질 듯 아파했다. 아빠에 대한 기록 중에 하나였다. 뽀야는 아빠와 관련 된 것 어느 하나 잊지 않았다. 지금 아무렇지 않게 지내고 있지만 마음 속에는 슬픔이 고여있고 내뱉지 못한 채로 창고 한 구석에 짐 쌓아놓듯이 그렇게 정리되지 못한 채로 쌓여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울고만 있을 건 또 뭐야. 우리는 살아가야 하고 아빠의 마음은 우리 곁에 있을 거고 그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나는 그래도 아빠의 소중한 자녀이지만 아빠의 배우자인 엄마의 심정은...... 그래도 웃어보려한다... 2020. 8. 7.
25.카네이션 학교 다닐 때는 종이접기로 카네이션 만들기도 했었던 것 같은데. 일할 때는 생화로 카네이션 준비했었지. 어째 가면 갈수록 질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어차피, 이런 것은 다 상술이야. 마음이 중요한거지! 라고 말해본다. 아빠는 지금까지 내가 선물한 모든 것을 금고에다가 보관해 두었다. 우연히 금고를 들여다보게 되면서 알게 된 바이긴 하지만. 편지와 카네이션 브로치까지도. 아마 이번에도 보관하실 것 같아서 오래가는 조화를 준비해 보았다. 절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고.(흠!흠!) 좀 여유가 있다면 지역경제도 살릴 겸 화훼 농가를 응원할 겸 생화 바구니를 사고 싶은데 지금의 나는 삶에 찌들어 있다. 그래서 정성들여 편지를 쓰기로 했다. 그 내용을 블로그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아빠는 아시겠지. 또 내 앞에서는 .. 2020. 4. 28.
내 식구 소개 - 2 조금 누렇게 보인다고? 에이, 설마~ 안경 바꾸셔야 겠는데?! 하하, 사실 이 인형은 굉장히 오랜 세월을 견뎌왔다. 내가 많이 아팠을 때 아빠는 이 삼순이 인형을 옆구리에 끼고 등장했었다. 그 당시 최고 유행이던 삼순이 인형. 내 이름은 김삼순에 나왔던 그 녀석이다. 그 날부터 매일매일 깔고 앉고 끼고 자고 구리구리 해 주고 내 곁에서 정말 많은 시간, 아픔을 보낸 삼순이. 지금도 어떤 마음으로 아빠가 이걸 나에게 주었을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너무 감사해서. 다 큰 아저씨가 인형가게에 가서 이걸 고르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얼마나 머쓱했을꼬. 아빠사랑 듬뿍 느끼게 해 주는 고마운 녀석. 내가. 사장님. 사랑해요.(by. 이태원 클라쓰 '조이서' ver.) 아, 이게 아니라 나는 아빠를 무척이나.. 2020.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