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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do

47.주말 감수성

by 뽀야뽀야 2020.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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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는 주말을 평일보다 특별하게 보내려 애쓴다.

그것은 아침 기상부터 다르다.

조금 느긋하게, 여유있게 일어나고 싶은 것.

 

그러나 오늘 아침의 상황.

엄마가 아침부터 전기포트로 물을 데우고.(휘릭휘릭)

세탁기를 돌려대는 것이 아닌가.

아니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왜 아침에...!

휴일의 소중한 잠 반납에 뿔이 난 뽀야였다.(엉엉)

뽀야가 생각하기에는 

주말 감수성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엄마는.

요새 어떤 단어든지 금새 감수성이라는 말을 붙여서 지칭하곤 하는데

주말 감수성이야말로 직장인 및 사회인에게 꼭 필요한 능력이 아닌가 싶다.

주말을 소중히 보내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아서.

또 특별하게 주말을 설계하고 누릴 줄 아는 넓은 마음 그릇.

주말에 평일에 하지 못한 일들을 채워넣고 후뚜루막뚜루 돌려버리는 

그런 느낌이 아니라 

주말을 특별하게 만드는 모든 활동이 주말 감수성에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또 주말 드라마를 기다리거나 하는 귀여운 기다림도 포함해서.

 

나이가 듦에 따라 주변을 덜 신경 쓰게 되는 건 사실이다.

왜냐면 자기가 제일 소중하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되거든.

세상 사람들 눈치볼 것 없이 나를 사랑하자.

이런 조그만 이기심이 눈을 뜨거든.

원래부터 그랬던 것임에도 모르고 살았지.

오히려 반대가 되는 사람도 있을 법하다.

평생 자기만 알고 살던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주변을 신경쓰게 되었다는 그런 예도 있을 수 있겠지.

중요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어떤 축을 기준으로

모든 게 변한다는 것이다.

주로 나이의 끝자리가 0이 되면 그런 변곡점에 서게 되는 것 같다.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이런 식으로 말이다.

뽀야는 이전 직장 동료가 

바닥에 그려진 속도 제한 30 동그라미 요 마크를 보며

아, 뽀야는 여기 지나 갈 수 없다고. 그렇게 놀려대는 통에

재치있는 것 같다고 즐겼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되게 슬픈 말이었네.

어떤 나이가 되어 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는 것이

참 서글픈 일이라는 걸. 그때는 또 몰랐구나.

인쟈 앞자리 4로 바뀌어갈 삶 한가운데 서서.

지금껏 먹어 온 밥그릇을 따져보고 있자니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많은 세상 속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지. 고민되는 것이다.

꼭 나이 끝자리가 0이 되어야만 으이쌰! 하고 

삶을 정리하고 바꾸면서 수선떠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삶의 변화는 조금씩 이루어져야 하는 법.

어떤 학자는 급격한 변화와 만남과 비연속적 발전을 

삶에서 일어나는 학습이라고 지칭하기도 하는데

그건 좀 일시적?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큰 목표를 향해 항해하는 작은 나룻배.

그 때 그 때 진로를 조금씩 바꿔 설정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 순간의 작은 목표에도 최선을 다하는 삶.

그게 바람직한 항해의 모습이지.

때론 비바람이 불고 폭풍우가 몰아치고

파도가 굽이치고 암초를 만나겠지만

미리 준비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다.

설령 준비가 부족했다 하더라도 순간의 재치에 맡기는 방법도 있지.

중요한 건 나 자신을 믿는 것이다.

나를 믿지 못하면 배는 엉뚱한 곳으로 향하겠지.

내 미래를 바꾸는 건 나 자신에게 달려있는 것이다.

살면서 많은 조력자들을 만나게 되겠지만

어쨌든 키를 쥔 건 나니까.

조금 더 믿고 힘내 보자.

 

평화로운 주말 감수성을 되찾고 싶던 어느날 아침이었다.

집안일을 하느라 바쁜 엄마의 어깨를 

꼭 감싸안고 그런데 청소기 안 돌린 게 어디야.

하면서 투닥이고 싶어진다.

아침의 전투력은 200%.

까칠하고 뭔가 뾰족뾰족 예민해지는 아침에는

뽀야를 건드리지 마세요.

적어도 정신 출근 시간이 9시니까 

그 이후에 상담하도록 해요.

주말은 더 늦어져요~(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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