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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일기471

마지막 꽃게 마지막 꽃게탕이 유난히 맛있었던 이유가 뭘까? 엄마는 당근을 넣어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당근이 푹 익으면 흐물흐물 맛있어 지니까. 똑같은 게를 소분하여 얼려 두었는데 왜 이번 게는 더 맛있을까? 우리가 굶주린 상태에서 먹어서 그런걸까? 딱히 그렇지도 않다. '마지막'이라는 것에 힌트가 있지 않을까. 항상 마지막은 아쉽다. 그런 기분이 음식맛을 돋워주는 걸지도 몰라. 이제 이렇게 푸짐한 게 어디서 또 먹어보려나. 근데 막상 푸짐하게 끓이긴 했는데 많이 발라먹지는 않았다. 귀찮기도 하고. 또 동생이 워낙 잘 먹어서 손뻗기가 미안해져서. 국물과 콩나물 만으로도 꽃게 향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뽀야가 좋아하는 습관들은 전부 다 몸에 안좋다. 국물이 좋거든. 평소에는 콩나물 쳐다도 안 보면서 꽃게탕에 들어가는.. 2020. 12. 27.
요령좋은 김치볶음밥 이제는 하도 볶아서 익숙해진 맛과 모양. 밥그릇에 꾹꾹 눌러 담아서 다른 그릇에 뒤집어 주면 예쁜 김치볶음밥 장식 완성! 그냥 김치는 먹기 꺼리면서 김치볶음밥은 환장하고 먹는 뽀야. 분명 한국 사람인데. 그리고 오히려 어릴 때 먹은 김치가 더 많은 듯. 그래서 요즘 소화가 잘 안되나? 어제는 모처럼 소화제를 먹을 정도로 과식을 좀 했다. 새우토스트를 먹었는데 하도 맛있게 먹어서 사진이 없다......(힝) 그리고 저녁에는 뼈해장국을 포장해와서 먹었는데 배가 불러서 뼈 한조각에 우거지 가득넣어. 진짜 끓이면 냄새가 집안에 가득차는데 엄청 행복한 냄새다. 뼈해장국을 사러 갔다오는 길은 발걸음이 무겁다. 무거운 끌차를 끌고 언덕길을 오르 내리는 건 무리. 근데 그 무리인 일을 매번 해내는 엄마가 있다. 뽀야가.. 2020. 12. 27.
고사리볶음 뽀야는 맛이 잘 안느껴지는 음식에 끌리지 않는다. 예를 들면 콩나물국이나 고사리볶음 같은 거. 황태국도 뭔 맛인지 모르겠는부족한 입맛이다. 동네에 새로생긴 반찬가게가 있어 들어가 보았다. 거기서 덤으로 준 반찬이다. 뽀야의 블로그에는 삶이 들어있다. 그래서 묵은 감정이 익어가는 냉장고 같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그 맛이 그리워 꺼냈을 때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조금은 한발짝 물러나서 보게되는 서늘한 그런 감정들과 마주하기. 오늘도 내일도 내 안에서 태어나는 감정들은 마구 기화하겠지만. 그걸 붙들어 두고싶어 블로그를 한다. 유퀴즈에 시쓰는 환경미화원 아저씨께서 나오셨다. 무려 10명 모임의 털보협회 회장님이시기도 한 분이다. 일 하신지는 23년째가 되었다고. 언어를 연애로 배우셨다고 했다. 약 3천.. 2020. 12. 27.
런치샌드위치와 연유브레드 둘다 길쭉하네. 주문해놓은 케이크 찾으러 가면서 케이크만 가져오기엔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어서 구매하게 된 샌드위치와 연유브레드이다. 연유브레드는 맛있어서 재구매. 동생은 너무 달다고 하였지만 내가 말리지 않았다면 혼자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치울 수도 있었을 것. 그런데 나의 예상을 깨고 엄마가 저녁에 치킨을 시켜먹자고 하여 냉장고에 처박히게 된 비운의 샌드위치. 샌드위치 가격이 조금 올랐다. 그래서 샌드위치 2개와 연유브레드를 합하면 17000원 정도 하는데. 샌드위치는 아침에 먹기로 했다. 그리하여 아침에 ABC 주스와 함께 잘 먹었다. 아삭아삭함이 좋다. 비록 마요와 양배추가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탈출하지만. 손이 얼룩 덜룩 해지지만 맛있으니까. 분해해보면 별거 안들어 갔는데도 맛있는 건 뭘까. .. 2020. 12. 26.
산더미 유부초밥 양이 너무 많아버리면 먹기도 전에 질려버린다. 그래도 배고픈 시간에 푸짐한 먹거리는 놓칠 수 없는 재미이기도 하지. 동생이 점심 때 하필 외출을 하게 되어 TV를 끄고 유튜브를 보면서 즐겼던 유부초밥이다. 어쩌면 TV가 순한 맛이고 유튜브는 매운맛일 수도 있다. 그런데 뽀야가 구독하는 콘텐츠들은 다 순한 맛이라. 요새는 길스토리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설마 유튜브까지 있을 줄은 몰랐는데. 본인의 정보력 둔함에 치를 떨었다. 그래도 나름 검색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늦게 알게 되어서. 아니, 그래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그리고 은퇴를 선언하신 교육학 전0련 선생님 유튜브도 잘 보고 있다. 어제 허리 끈 풀고 맘껏 먹고 즐기고 하다보니 일상의 루틴이 다 파괴되었다. 런 온을 봐야하는데 놓친 것이다... 2020. 12. 26.
바나나파운드 쟁탈전 사 온 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벌써. 위 아래 5개씩 나란히 있었는데. 안본 사이에 이렇게나. 뽀야는 아직 한 개도 못 먹었다는 사실. 사실 집에 먹을 게 꽤 많아가지고. 이브때부터 빵도 사오고 과자도 사오고 하여. 먹을 시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바나나 파운드에 관심을 덜 준 것도 사실. 그렇다고 안 먹고 싶고 질린 것은 아니었다. 오늘 문득 파운드케이크가 놓여진 김치냉장고를 지나치는데. 이렇게나 줄어든 바나나 파운드를 보며. 타이밍이라는 게 정말 중요하구나 싶었다. 어제 확진자 수는 1200명가량. 쉽게 외출하고 이동하고 그럴 처지가 아닌 것이다. 원래 오늘은 아침먹고 일찍 동네 공원에 들러서 산책하고 밥먹고 집에 오려고 했는데. 와, 심해도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천 명도 놀라운데 천 이백명 대.. 2020. 12. 26.
차곡차곡 감 동생 친구 어머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숙성 감이 벌써 이렇게나 줄었다. 솔직히 엄마 혼자 드시고 계신데 이정도로 줄어드는 거면 정말 감을 사랑한다고 할 수 있겠네. 밑바닥부터 차곡 차곡 쌓으셨는지. 하나씩 건저 먹으니 이렇게 남아 있더라. 감의 탄닌이 변비를 유발하는 거 아니었나? 아직 엄마의 장은 괜찮다. 질내 유산균을 먹은 뒤로는 탈나는 빈도가 줄어들었다. 뽀야도 장트러블의 대표주자였는데. 항상 꾸룩꾸룩 배에서 소리가 났었는데. 지금은 엄청 고요하다. 아빠도 감을 참 좋아하셨었다. 엄마랑 감 듀오로 활약하곤 했는데. 이제는 엄마 혼자 외롭게 감을 처리하고 있자니 서운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감들 먹어 보라고. 말하셔도 선뜻 내키지 않는다. 원래 과일을 별로 즐기지 않는 뽀야는 더 그렇다. 내가 제일.. 2020. 12. 25.
두마리 치킨 양념과 후라이드는 진리이지. 뿌링클에 물린 우리가 선택한 고전 메뉴이다. 치킨에 섬세하게 뿌린 깨가 참 맛깔나 보이네. 주문 받으시는 아주머니는 항상 횡설수설 정신이 없지만. 손맛은 괜찮은 것 같아. 오늘은 이런 얘기를 문득 하고 싶다. 어느 저녁에 생방송 투데이를 보고 있는데 그날 코너는 김PD가 떴다 였고 내용은 울진 대게잡이 편이었다. 확대된 대게 모습을 물끄러미 보시던 엄마 왈, [외계인처럼 생겼네.] 쟤네가 여기를 지배하러 내려온 게 아닐까? 귀엽고 창의적인 발상에 감탄이 나왔다. 내 상상력이 시대의 기준을 초과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울엄마 너무 귀엽지 않은가? 맛좋고 푸짐한 대게를 보며 외계인이라니...... 이수현의 에일리언도 떠오르면서. 안그래도 방금 채널 돌리기 전에 봤던 온앤오프.. 2020. 12. 25.
고구마 케이크 보통 생크림 케이크였다면 먹지 않았을 거야. 크림만 잔뜩이고 먹고나면 더부룩 하기 때문이지. 이번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기대를 듬뿍 담아 예약. 상자가 꽤나 높아서 케이크를 많이 기대했는데, 크기는 이전과 다를 바 없네. 작아지지 않은 게 다행이지 뭐. 케이크만 먹게 될 줄 알고 연유브레드랑 샌드위치도 사왔는데 엄마가 퇴근하고 나서 치킨을 시켜먹자는 말에 너도 나도 덩실덩실. 그리하여 바로 개봉하지 않고 조금은 자리에서 밀려난 케이크였다. 언제부턴가 동생은 고구마 케이크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아무 일 없어도 문득 케이크가 먹고 싶어지는 날이면 주문해서까지 먹어 내고야 말았던 사람이다. 달달한 케이크 한 조각이 가져다주는 건 뭘까. 포만감은 아니고 안락함. 우리가 이렇게 꽤나 괜찮게 지내고 있다는 안도감 같.. 2020. 12. 25.
연어초밥 이 화려한 빛깔좀 보소.윤기가 좔좔 흐르는 맛좋은 연어초밥.요즘 먹기에는 조금 딱딱하지 않나 싶은데워낙 연어를 좋아하는 뽀야는 젓가락을 놀리지 않고.2팩을 혼자 다 쓱싹 해버린 위장.1팩에 12000원 가량 했던 듯하다.원래는 연어회가 더 먹고 싶었는데 연어회는 기본 단가가 높으니까.저렴하게 초밥으로.어제 저녁은 참 행복하였지...(하트)초밥 파티가 열린 것인지 오늘 점심메뉴는 유부초밥.가끔 X년전의 나 라고 하여 페이스북 알림이 뜨는데유부초밥사진을 올린 적이 있었다.직접만든 거였는데 모양이 아주 괴수같았다.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던데.그런 말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흉측한 손놀림의 결과로 남은 잔해들을 뭐가 멋지다고 사진까지 찍어가며 올렸을까. 나름 뿌듯했던 것 같다.그 당시도 요리에 대한 .. 2020. 12. 23.